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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능

[대구여행][대구맛집] 2박3일의 행복했던 대구추억나들이

by 유경재 2011. 12. 29.

정말 얼마만이었던가.

아내와의 오붓한 여행, 마침내 지난 며칠 간 꿀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빌미는 처가의 결혼식이 12월 25일 14시, 대구의 DBS타워 14층 웨딩홀에서 있다는 것.

거기에다 아내가 하는 일과 관련된 서문시장 쇼핑이 곁들어지니, 적당한 빌미에다 나와 아내, 그리고 아이들 등의 여러 가지 조건이 딱 들어맞아 마침내 2박3일의 대구여행을 계획하였다.

며칠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숙소와 맛집 등을 검색해보고, 일정을 짰었다.

첫쨋날, 우선 예식장에 들렀다.

예식장의 위치는 7호광장 한 켠. 올라서 창 밖을 보니 두류타워가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그래, 저기도 우리의 한 때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지...

 

예식이 시작되기 직전.

도우미와 신랑 친구 사회자 간의 조율이 진행되는 중.

 

예식을 마치고 장모님을 뵙고, 날이 어두어져 시내로 나와 미리 예약해 둔 숙소에 짐을 풀고, 동성로를 산책했다.

숙소는 향촌동 경상감영공원(옛 중앙공원) 부근의 쿡모텔.(가격에 비해 시설이 너무 낙후된 듯)

2011년 성탄절 밤의 동성로 거리 풍경.

마침 날씨는 영하의 추운 날씨였지만 삼삼오오 걸어가고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엔 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대구백화점이 가까와지자 사람들이 점차 불어나더니 마침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대구백화점 앞 풍경.

피켓을 든 젊은이들도 많이 보이는데, "Free Hug" "안아드려요" 등의 글자가 써져 있다.

아무나 안아준다는 말인지...

 

3시가 다 되어 먹은 결혼식 뷔페 때문에 늦게 식사를 한다.

미리 검색한 맛집 중의 하나를 찾아간다.

 

해물야채볶음[해물찜](소) 30,000원.

가격에 비해 내용이 많이 빈약하게 느껴졌다.

그런대도 손님은 적지 않다.

대구도 물가가 많이 비싸진 것인가? 아니면 해물찜만이 유독 귀한 것인가 잠시 헷갈린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 동아백화점 옆골목을 통해 교동의 먹자골목을 지난다.

여전히 옛날처럼 찌짐이나 떡볶이 등의 분식점이 즐비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그 중에 가게 안이 가장 환하게 불이 밝은 집을 들어갔다.

미진했던 저녁을 보완할 겸, 옛 추억을 맛볼 겸...

오랫만에 보는 이름이다.

대구의 불로 막걸리.

안재모가 모델이다. 대구와 무슨 관계가 있는 사람인지...

 

우동과 함께 대구의 대표 음식 중의 하나인 납작만두를 맛본다.

만두라고 하기에는 너무 얇다.

그러나 속에 약간의 당면과 부추가 들어있다고 한다.

어째 옛날 연애 시절에 먹던 그런 맛이 나지 않는다. 왜일까?

 

우동도 그렇고. 도대체 왜 옛날 그 맛이 안날까.

세월이 우리들의 맛마져 빼앗아가버렸나...

 

메뉴표. 

 

둘쨋날 주요 일정은 서문시장 포목점 쇼핑.

느즈막히 일어나 숙소를 나와 둘쨋날 묵을 숙소를 직접 찾아가서 예약하고,[숙소는 약전골목 부근의 엠티라이프모텔, 규모가 모텔 치고는 굉장히 크다. 시설도 좋았다. 전날에 비해 상대적으로 괜찮았던 숙소]

늦은 아침 겸 점심을 주변에서 하기로 했다.

본래는 대구시청 부근의 복어골목에서 복어탕으로 해장을 하기로 했었는데,

전날 술을 그다지 마시지 않았기에 예정에 없던 삼계탕을 먹기로 했다.

본래 이 부근에는 10곳의 삼계탕집이 있었는데, imf와 조류독감의 여파로 8곳이 문을 닫았고, 이제 서울영양삼계탕과 이 집 두 집이 약전골목 삼계탕의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고 한다.

 

넓찍한 실내.

 

외국의 귀빈도 다녀갔단다.

 

한방삼계탕? 콜~

 

옛날식 그대로 먼저 인삼주가 나온다.

 

 

옛날에는 없었던 닭똥집 볶음이 서비스안주로 나온다.

몇 점 먹지도 않은 사이에 벌써,

 

속 깊은 뚝배기의 한방삼계탕이 상에 오른다.

 

인삼, 대추, 밤, 대파밑둥 등이 보인다.

국물이 달짝지근하다.

황기 등 여러 가지 한약재로 육수를 우려내었기 때문에 국물맛이 진하다고 한다.

 

전날 추위에 떨었던 언몸이 확 풀리는 듯 하다.

 

식당 명함 약도를 보니 우리가 묵었던 숙소가 바로 옛날 종로호텔 자리였던가 보다.

 

전국에서 유명한 한약재 도매시장. 대구 약령시.

 

한약재도매시장으로 지은 새 건물.

 

이곳은 바로 대구광역시 중구 성내2동.

 

약령문이란 조형물.

 

약을 다리는 모습의 조각.

 

도매시장 2층은 한약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는데, 마침 월요일이라 휴관 중.

앞 마당 모습.

 

맑은 날씨지만 공기가 여간 차지 않다.

서문시장까지 걸어가본다.

15분 정도만에 도착한 서문시장.

 

서문시장 앞 큰길이 큰 공사 중이다.

무슨 공사일까.

 

육교로 바로 이어져 있는 서문시장 동산상가.

서문시장은 크게 1지구, 2지구(몇 년 전 화재로 현재 재건 중이며 2012년 상반기 입주 예정), 3지구(주차타워 등의 자리로 현재는 상가는 없음), 4지구(서문시장 중심부), 아진상가(4지구 옆), 5지구, 동산상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1지구(종합상가).

 

가위와 칼 가는 곳.

오직 여기뿐.

 

먹자골목.

추운 날씨탓에 따뜻한 국물로 추위를 녹이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우리도 가보자.

그 중에 가게 이름도 없는 한 곳에 앉아 수제비를 시켰다.

 

한 그릇에 3,000원. 맛이 일품이다. 양도 많고.

 

하루 종일 시장을 다니다 보니 온몸이 흐물거린다.

시장을 나와 숙소로 돌아와 짐을 내려놓고, 대구에서의 이틀째 저녁식사를 위해 길을 나선다.

목표는 남문시장 입구의 한 횟집.

바다물회.

역시 반월당지하도를 거쳐 걸어가기로 한다.

해가 진 후의 거리는 일기예보 그대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실감케 해준다.

추운 날씨에 회라니, 오늘은 메뉴를 잘못 고른 듯...ㅠ 

 

두 사람이니 모듬회(소)[2만 원]면 되지 않을까? 혹시 모자라지나 않을까.

모자라면 물회라도 더 시키지 뭐.

주문과 거의 동시에 한상 가득 부식이 상에 오른다.

모든 게 형식적인 게 아니란 느낌이 들 정도로 다양하고 푸짐하다.

처음부터 느낌이 좋은데... 

 

어~이게 다가 아니었구나.

계란찜도 나오고.

 

야채 무침도 나오고.

 

알밥도 나오고.

 

 

미역국도 나오고.

 

메인디쉬 모듬회(소).

양도 많을뿐더러 회의 식감이 탱탱한 게 탄력이 그만이다.

 

메인디쉬 이후에도 생선구이가 나오고.

 

홍합탕도 나온다.

매운탕에 밥을 시킬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터질 듯한 배를 두드리며 식당을 나선다.

다음에 혹 다시 대구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시 찾고 싶은 맛집이다.

인상이 깊은 집이다.

 

식사 후 반월당 지하상가를 한 시간 넘게 쇼핑하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와 대구에서의 이틀째, 마지막밤을 보낸다.

전날 추위 속에 바깥을 너무 돌아다녔었던 때문인지 밤새 기침이다.

제대로 잠을 못자고 아침이 되어서야 곤한 잠에 빠졌다가 부랴부랴 일어나 대구를 떠날 준비를 했다.

숙소를 나와 머지 않은 곳의 따로국밥집을 찾아 해장을 했다.

따로국밥 역시 전통적으로 대구를 대표하는 먹거리다.

옛 로얄호텔 맞은편에 오래된 따로국밥집이 몇 곳 있는데, 우리는 그 중 한 곳인 교동따로식당을 찾았다. 

 

이 지역 동네 이름이 전동인 걸 처음 알았다.

 

 

특과 보통의 차이는?

특을 시켜 보았다.

 

선지가 따로 추가로 나오는 게 보통과의 차이인가.

양이 많다.

그런데 맛은 역시 예전 대구 살 때 먹던 그 맛이 아니다.

음식이 변한 건가? 우리들 입맛이 변한 건가?

그건 그렇고 식사 후 2박3일의 달콤한 대구나들이를 끝내고 콜록거리며 충주로 돌아왔다.

아~그리운 제2의 고향, 대구여!

언제 또다시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