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핸드폰으로 02-3490-2000이란 전화번호의 전화가 걸려왔다.
남자의 목소리, 긴장한 듯하면서도 억지로 침착하려는 목소리.
자기는 대검찰청 특별수사팀 000라고 신분을 밝힌 뒤,
000를 아느냐고 한다.
모른다고 하니, 그 사람이 금융사기를 저질렀는데,
수사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연루된 것과 내 이름으로 개설된 대포통장 두 개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대포통장 중에는 일부는 돈을 받고 개설해준 공범도 있으니,
단순한 해킹피해자인지 공범인지를 조사해야 한다고 한다.
오늘 서울 대검찰청으로 올라올 수 있느냐고 하기에 바빠서 안된다고 하니,
그럼 간단히 녹취를 좀 하겠다고 한다.
녹취할 때는 잡음이 있어도 안된다고 하면서
우선 내 주민등록번호를 대면서 맞느냐고 한다.
그때부터 낌새가 이상해서 도대체 당신 누구냐고 내가 되려 따지니,
자기는 검사가 맞으며 의심스러우면 핸드폰에 뜬 전화번호로 전화해보라고 한다.
당시 나는 운전 중이었으므로 당연히 전화할 생각도 없었고,
그 순간부터 이게 바로 새로운 보이스피싱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이후부터 이런 식의 어설픈 수사가 어딨느냐, 대한민국 검찰청이 겨우 이 정도냐 하면서 내가 계속 따지고 드니,
상대방도 따라 목소리를 높인다.
그 순간 조선족의 말씨가 확연하게 들린다.
당신 보니 조선족이구나 하니까
아니 이 사람이 나는 경기도 이천이 고향이오라고 한다.
그러고 전화는 끊어지고...
급히 사무실에 도착해 인터넷을 통해 대검찰청 홈페이지를 열려고 검색어를 치니,
최근에 이런 신종 보이스피싱이 유행하고 있으며, 일부는 벌써 당하였다는 글이 넘쳐나고 있었다.
당한 사람의 글을 보니 이후에는 자기들이 만든 검찰청 가짜 홈페이지로 접속하게 한 후,
카드나 통장개좌를 등록하게 하고, 그 순간 순식간에 대출을 해서 돈이 빠져나간다고 한다.
모두들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급한 일, 중대한 일을 알리는 전화라도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우선은 전화를 끊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세히 문의한 후 해결해도 늦지 않다는 것 명심하시길.
"이게 다 황금만능주의, 미국식자본주의, 비단장사왕서방식금전최고주의" 때문이다.ㅠㅠ
세상이 어찌 되려나...
이런 글은 빨리 인터넷 여러 곳에 옮겨 피해자를 막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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