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1]
아내의 방아쇠수지증후군 수술한 지 만 2개월이 훌쩍 지났다.
수술 후 유독 통증이 심했던 것은 그렇다 치고, 수술 후 병원에서 시키는대로 냉찜질과 열찜질을 모두 성실히 수행했건만 손가락 굽힘의 호전이 예상과는 달리 매우 더뎠다.
아직도 온전히 굽혀지지 않음은 물론이요, 똑바로 펴지지도 않는 상태라 아내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혹시 수술이 잘못된 것이나 아닐까 하는...[수술 후 아내가 만난 자기의 지인 중에 한 사람은 다른 병원에서 전통적인 수술법으로 수술 후, 지금까지 아무 탈없이 지낸다는 걸 알고부터 더욱 걱정이 많아진 것 같다]
그래서 수술 두 달을 넘기면서 조바심이 더욱 커져 마침내 지난 주에는 병원에 다시 가 보기로 결정하고 예약을 위해 전화를 거니 전화연결이 또한 쉽지가 않다. 어렵사리 통화가 되어 예약한 것이 바로 오늘 아침 첫 진료 시간, 다시 뵙게 된 의사선생님의 모습에 구세주를 다시 만난 듯 자못 반갑기조차 했다.
그리고 이차저차 아내의 하소연에 의사선생님왈, "잘 나아가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 얼마나 더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나을 수 있을까요? 재발도 되나요? 어떻게 하면 빨리 나을 수 있을까요? 그런데 왜 아직까지 통증이 있나요? 수술한 부분이 왜 아직까지 딱딱하게 부풀어 있나요? 멀리까지 찾아온 김에 궁금한 점을 이것저것 물어보지만 대답은 그닥 시원하지가 않다. 그 정도면 수술 전 아팠던 것에 비하면 훨씬 나은 것 아닌가요? 재발도 되긴 되지요. 열심히 손가락스트레칭하세요. 방아쇠수지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 손가락관절염이 병행되니까 아플 수밖에 없지요. 대답을 듣는 아내와 나는 속시원한 대답 대신 관절염이 있다는 새로운 걱정거리를 듣게 되어 잠시 멍해지고 말았는데, 의사 선생님은 관절염 약에다 부기를 내려주는 약을 처방해준다는 것으로 진료가 끝이 났다. 우리는 진료실에서 나와 한참 의논 끝에 오늘 오지 않았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관절염과 부기는 나중에 다른 병원에 가서 치료해도 되겠다고 생각하고, 주사와 약 처방은 받지 않기로 결정, 뭔가 개운하지 못한 씁쓸한 느낌을 안고 병원을 나섰다. 그리고 의사선생님의 말대로 열찜질과 손가락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향후 추이를 더 지켜보기로 하였다. 악화되지 않고 미미하지만 조금씩이나마 호전되기를 바라면서... 아마도 언젠가는 정상 손가락으로 회복 되겠지, 시간 문제겠지만.
[2021.10.8]
아내의 직업상 오랜 기간 손을 많이 쓰다 보니 몇 년 전부터인 왼쪽 손가락이 잘 굽혀지지 않으며 통증까지 있었는데,
종합병원까지 가서 검진하고 스테로이드 주사를 처방하고 한동안 괜찮아진 것 같아 나 또한 삶에 바쁘다는 핑계로, 무관심한 채로 몇 년이 지났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는 다시 예전 증상이 재발했으며, 이번에는 오른손까지 그렇다고 했다.
병이 나면 바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해야 하건만 나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차일피일 미루는 나쁜 습관 때문에 추석 후에야 아차 싶어 본격적으로 병과 병원에 대해 알아보던 끝에, 결론적으로 방아쇠수지증후군이란 아내의 손의 통증을 어느 병원에서 수술할 지 며칠 숙고했다. 그리하여 아내의 동료가 수술했던 서울의 정형외과와 아산병원, 그리고 화성의 희망찬병원으로 압축하여 결국 아내와 나의 의견일치로 희망찬병원을 선택하게 되었고, 곧바로 전화를 걸어 예약 날짜를 잡았다.
화성의 병원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내와 내가 평소 잘 보던 한 의사의 유튜브 내용 중에 방아쇠수지증후군을 다룬 내용이 있으며, 그 수술을 손바닥을 절개하지 않고 상처를 최소화한 수술을 한다는 이유이며, 아울러 유튜브의 힘을 믿는다면 지금까지 방아쇠수지증후군을 가진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그 병원을 찾았을 것이며, 따라서 그만큼 수술 경험이 많을 것이라는 결론 때문이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 날, 오전 첫 진료 예약이라 혹시 러시아워에 차라도 막히면 어쩌나 싶어 새벽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섰는데 다행히 교통체증이 없어 예약 시간 전에 도착.
유튜브에 털보의사 김진균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의사분이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이란 말만 듣고서는 방아쇠 격발하는 손가락이 아픈 증상인 줄 알았었다.
그만큼 아내의 병에 무관심했었다는 말이 되니 이 기회에 반성을 해 본다.
이 병원, 김진균 선생님에게 교통사고 사후 치료 중 뇌종양이 발견되어, 수술과 치료가 잘 진행되어 지금은 건강하다고 한다. 실력에 신뢰를 보낸다. 그리고 전국에 의사분들, 모두가 어쩌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지는 몰라도 환자들의 생명의 은인이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그런 의사가 되어 주기를 희망해 본다.
병원 1층 로비에 걸려있는 티비 모니터에는 쉴새없이 김진균 의사선생님이 뭔가를 말씀하고 있다.
과목별 담당의의 진료 시간표.
유튜브 구독자 2만 명을 돌파했단는데,
그렇다면 기념으로 우리도 사진 한 장 남길까요???
진료 후 1-2시간 대기 끝에 드디어 수술에 들어간다.
수술은 1층 외래에 마련된 처치실.
그런데 좁은 처치실에 사람들이 너무 들락날락 거려 수술이 제대로 될까 살짝 걱정이 된다.
수술할 때만이라도 출입을 좀 삼가하게 하면 좋을 듯.
심하다는 왼쪽 가운데 두 손가락.
수술 부위가 표시되어 있다.
좀 덜하다는 오른손 가운데 두 손가락까지, 수술은 총 20여 분 걸린 듯하다.
수술이 끝나고 설명 다 듣고 처방 받은 약 2주분 사서 집으로 향했다.
뭔가 큰 일을 하나 끝낸 듯 한데, 수술 후 재발, 또는 수술이 실패할 확률이 3%라고 하는 의사선생님의 말이 앙금처럼 마음에 남아 있어 완전히 개운하지만은 않다.
부디 잘 회복되어야 할 텐데.
집에 거의 다 도착해 갈 무렵, 마침 수술을 위한 마취가 풀렸는지 손의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마침 코로나 백신접종을 대비해 사 놓았던 진통제가 있어 집에 도착하자마자 먹게 했다.
그런데도 통증이 가시질 않는다고 한다.
어쩌나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ㅠㅠ
거의 두 시간 간격으로 진통제를 먹을 수밖에 없는 심한 통증.
압박붕대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아 일단 붕대를 풀고 병원에서 준 밴드를 붙였다.
워낙 작은 부위, 주사바늘 자국 같은 상처뿐이라 수술 후 외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했다.
너무 아프다 보니 얼음팩을 두세 개 만들어 잠자는 시간 빼고는 거의 안고 사는 듯.
그만큼 통증이 크다고 한다.
특히 원래 심했던 손인 왼손의 통증이 더 심했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 뒤에는 손이 징그러울 정도로 붓고, 그 붓기도 일주일이 지나고 조금 잦아들고, 그리고 진통제는 안먹어도 될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제부터는 핫팩 찜질로 들어갔으며, 오늘로 만 10일째, 이제 현관 손잡이를 겨우 돌릴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되어가고 있다. 통증이 완전히 가시고 정상적인 손동작이 가능하게 되려면 아직은 2-3개월이나 더 소요된다고 하니 병은 무슨 병이든 초기에 치료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건 왜인지.
병원비에 대해 혹 궁금할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밝히자면 손가락 4개 하키나이프수술비는 총 120여 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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