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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문화의 발원지 서주 체류기

[우한신형폐렴] 이제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by 유경재 2020. 1. 25.

오늘은 설, 중국의 춘절이다.

아침에 고향 방향을 향해 조상님에게 간단히 술 한 잔 올린 후

중국인들이 춘절 당일 어떻게 지내는지 보려고 외출했다.

날씨는 어제부터 공장 가동이 멈춰서 그런지 엊그제까지 미세먼지 자욱하던 하늘이 먼산이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깨끗해졌다.

공기가 깨끗해 서주시내 전체를 잘 볼 수 있을 것 같아 운룡산에 오르는데

가족, 친척 삼삼오오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달라진 모습은 대략 반 이상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에서 내려와 공영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다니며 골목골목 구경하는데, 대부분 가게들이 문을 닫았지만

편의점을 비롯한 개인의 작은 가게나 식당은 춘절 오후에 이미 문을 열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오늘부터 서주박물관에서는 춘절과 관련된 각종 프로그램들이 많이 열리는데 어떨까 싶어 가보니 문이 굳게 닫혀 있다.

그리고 잠긴 문 앞에 흰색 공지문이 붙어있는데,

이유는 설명 없이 무기한 폐관하며, 개관 시기는 추후 정해지면 따로 인터넷으로 공지하겠다고만 되어 있다.

우한폐렴이 심각하긴 한 모양이다.

본래 어제 저녁식사 같은 경우는 "年夜飯"(넨예판)이라고 하여 가족들이 괜찮은 식당에 모여 푸짐하게 식사하면서 한해의 마지막을 보내는데, 이번에는 우한폐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집에서 식사하는 걸 택했다고 한다.

비단 우한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이번 춘절 연휴 기간, 모임이 취소 가능하면 최대한 집에서 보내기를 권하고  있다.

아울러 확진환자가 도망갔다느니 하는 인터넷상에 떠도는 괴담, 유언비어를 믿지 말고 정부를 믿고 불안해 하지 말라고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그러나,

오늘도 우한폐렴은 꾸준히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오후 4시 현재 확진자가 1337명이며 사망자가 41명이다. 강소성도 어제까지는 9명이더니 지금은 두 배로 불어나 있다. 설 연휴가 끝나봐야 병의 기세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바이두나 시나의 실시간 통계표를 보면 이상한 점이 발견되는데, 행정구역별 확진자, 의심자 등이 도표로 나와 있는데 상해(확진자 33, 의심자 72)나 홍콩(확진자 5, 의심자 107)을 제외하면 확진자는 수명-수십명인데 의심자가 한 명도 없다고 되어 있다는 점이다.


다음 표는 오늘 오후 7시 현재 우환폐렴환자 관련 수치통계표이다.



상해나 홍콩의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는데, 기타 지역 사람들은 감기라고 생각하고 대충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자가치료를 하는 때문이 아닌가 한다. 예를 들면 광동성은 확진자가 78명이며, 절강성은 62, 중경은 57명이나 되는데도 의심자가 한 명도 기록되어 있지 않다. 이 점은 나중에 크게 나쁜 방향으로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지금 우한폐렴 환자이면서도 단순 감기 정도로 생각하고 병원에 가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많은 접촉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를 가늠할 수도 없지만 분명 적지 않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이들이 춘절 연휴 기간 동안 주변에 얼마나 많이 퍼뜨릴지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합리적 추론을 해 볼 것 같으면 연휴 끝나면 우한폐렴 확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게 거의 확실하다. 제발 이런 나의 추론이 어긋나길 간절히 바란다.

우한폐렴에 대한 공포가 점점 사실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