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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능

[진도여행] 토요민속여행 공연

by 유경재 2017. 8. 2.

지난 주말은 1박 2일로 대학 동창들과 목포진도 여행을 다녀왔다.

극성수기임을 감안, 차량 막힘을 단단히 각오하고 떠났지만 날씨가 너무 더워 그런지

차량 정체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여행객들이 적었다는 뜻이다.

목포역에서 합류, 렌트한 차를 몰고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진도문화원.


대학 1학년 때 이후로 정말 오랫만에 다시 찾은 목포역.

주변 풍경이 상전벽해다.


목포신항을 지날 때 쯤 차창 너머로 수많은 한을 안은 채 모로 누워 있는 세월호가 보인다ㅠㅠ


드디어 진도문화원 도착.


군단위 문화원 치고는 규모가 엄청나다.


날씨는 꽤나 덥다.

그래도 처음 접하는 진도현지의 민속문화 공연이 자못 기대된다.


이름하여 진도토요민속여행.

매주 토요일 오후 두 시에 대략  한 시간 반 정도의 공연이 있다고 한다.

프로그램이 알차게 꾸며져 있다.

창, 판소리, 마당극, 북춤, 강강술래 등...연주, 소리, 춤, 극 등이 어우러진 알찬 프로그램.


영남에 밀양아리랑, 강원도에 강원도아리랑, 정선아리랑이 있다면

남도에는 진도아리랑이 있다.

진도아리랑의 본고장답게, 첫 프로그램 전에 관객들의 진도아리랑 배우기 코너를 준비했다.

내가 알고 있는 진도아리랑은 첫 구절이 문경새재는...어쩌구저쩌구 하는 가사로 시작하는데,

여기서는 그런 가사는 보이지 않는다.

어쨌거나,

함께 배우고 부르고...

공연은 이미 시작되었다.


물레타령.

출연진이 모두 이 지역 사람들이라고 한다.

대단하다.

남도의 끝 섬 지역에 어찌 이렇게 음악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이 많을까.


단막창극.

심봉사와 뺑덕어멈, 그리고 심봉사의 친구가 등장하는 코믹 마당 창극.


대구에 비산동 날뫼북춤이 있다면 진도에도 진도북춤이 있다.

전쟁 때 진격을 독촉하는 북소리처럼

관객들의 사기도? 충천한다.

절로 신명이 나고 흥분이 되고 감정이 최고조에 이른다.

출연진 중 몇몇 분은 70을 넘은 듯 연로해 보이는데,

10여 분 시간 동안 힘찬 동작이 쉼없다.

가만히 앉아 보고 있는 것도 힘든 이 무더운 날씨에...

북 솜씨뿐 아니라 그 체력도 대단들 하시다~~


이순신의 해전이 바다에서 펼쳐질 때 해안언덕에서는 부녀자들이 강강술래로 북을 돋았었지.


그냥 손잡고 빙빙 도는 게 다가 아니다.

동작들이 참으로 다양하다.

강강술래를 이어 진도아리랑의 합창을 끝으로 진도민속공연이 막을 내렸다.

출연진은 무대 뒤로 모두 사라졌지만,

감동으로 흥분된 마음은 한동안 잦아들지 않는다.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그 기억에 잠시 마음이 들뜬다.

정말 모처럼 좋은 공연을 감상한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