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자전거를 샀고,
일요일 아침에 일찌감치 자전거가 있는 유경재로 향했다.
설렌다.
과연 잘 탈 수 있을까?
비싼 자전거는 타는 느낌이 어떨까?
오르막에도 잘 올라가질까?
궁금한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유경재로 가는 길,
10월이건만 아직은 가로수가 푸르다.
동량면 사과마을 장선리 도로 양켠의 과수원에는 탐스런 빨간 사과들이 주렁주렁하다.
유경재에 도착, 자전거와 인사,
그리고 준비를 하여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충주호리조트[구 한국코타, 지금 리모델링 중]로 방향을 잡고 시험 삼아 타 본다.
아직은 기어변속 등 서툴기만 하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오르막을 오르는데도 힘이 거의 들지 않는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충주호리조트 직전의 다리 위.
차를 타고서는 감히 엄두도 못내겠지만 자전거이니, 다리 중간쯤에 자전거를 세우고
호수의 풍경을 오기를 부리면서 감상해본다.
아~ 이런 맛이 있구나.
느리게 갈수록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줄 진작에 알았었건만...
리모델링 공사 중인 충주호리조트가 우뚝하게 보인다.
다리 아래 저편으로 보이는 선착장 같은 곳은 조정면허시험장.
첫날은 그렇게 거기에서 돌아왔다.
가볍게 자전거와 수인사를 나눈 셈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그날은 다음날을 위해 아예 유경재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출근하기 전까지 또 잠시 자전거를 타본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안개가 자욱하다.
기어변속이나 핸들링 등이 어제보다 조금 익숙해진 듯하다.
역시 어제처럼 다리 위에서 잠시 쉬면서 충주호의 물안개를 감상해본다.
나의 애마?
앞으로 나와 함께 오랜 시간 같이 하면서 아름다운 추억을 쌓아나갈 자전거.
부디 너로 인해 내 삶이 더욱 충만해질 수 있기를 빌어본다.
어제보다 조금 더 가본다.
리조트 야영장 입구.
여기는 단풍나무가 한창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가을이 한창인가 보다.
또 다른 날이다.
이 날은 어제까지 갔던 리조트쪽 길을 아내와 함께 좀더 멀리 가 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리조트에서 조금 더 가면 나오는 개천안 솟대마을.
전형적인 가을날씨다.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운 사과.
좀더 가보기로 한다.
예전에 차를 몰고 간 적이 있던 충주의 끝인 금잠 마을까지 가 보기로 했다.
그런데 도로이지만 제법 경사가 심한 곳이 더러 있다.
힘들다.
그래도 내려서 끌고갈 정도는 아닌 게 다행이다.
제법 심한 오르막인데도 사진으로는 평지처럼 보인다.
드디어 도착한 금잠 마을.
충주의 시내버스가 이곳까지 온다.
여기에서 계속 더 가면서 고개를 하나 넘으면 제천과 경계를 이룬다.
그리고 비포장 도로를 한참 따라가면 부산리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거기에서 제천 금성과 충주 산척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있다.
그런데 거기까지 수십 키로미터가 되니 나중에 체력이 많이 좋아진 후에나 한 번 도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여기까지.
단풍이 든 큰 느티나무와 종점이란 글자가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체력이 전혀 안될 줄 알았던 아내 역시 부지런히 따라온다.
인증샷.ㅋㅋ
돌아오는 길에 솟대마을에 들러 그네도 한 번 타 보고.
이건 또 다른 날이다.
퇴근하고 날이 어둑해지는데 미라실 쪽으로 한 번 가본다.
어둡지만 차량이 거의 다니지 않는데다
가을 저녁 공기가 산뜻해서 좋다.
아직은 꾸준히 자전거와 몸이 서로 익숙해져 가는 과정이라 욕심 부리지 않는다.
유경재 부근에서 부지런히 연습 중이다.
조만간 산길에도 한 번 도전해 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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