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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티비 유람기

[2015.10.10] 엠티비를 장만하다

by 유경재 2016. 3. 30.

세월이 갈수록 더 바빠지고,

그에 따라 몸과 건강을 생각할 여유도 점점 없어져 간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도전해보지만

모든 게 작심삼일을 벗어나지 못하니 어찌 하면 좋은가?

그런데 최근 몇 년, 특히 지난 이명박 정부 이래로

전국적으로 자전거도로가 많이 건설되고,

그에 따라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크게 많아지고 있다.


그런 현상을 눈으로 뻔히 보아오면서,

그리고 자전거 타는 인구가 많아질수록, 마치 등산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인의 평균수명을 늘리게 되었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었다.

그러면서도 정작 나 자신은 전립선에 안좋다느니,

도로의 매연을 다 마시고 다닌다느니 하면서 자전거 타기를 먼 동네 잔치처럼 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친한 후배 내외가 어느날, 우리 부부와 만나 저녁을 먹던 자리에서

자전거, 특히 엠티비 이야기를 꺼내었었다.

그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자전거에 입문하여 동호회에서 활동하였으며,

그 사이 여러 차례 나에게도 입문을 권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자전거는 나와는 별개라는 식으로 무관심하게 건성으로 듣고 말았었는데,

그날 만큼은 정말 귀가 솔깃해서 식사하는 것도 잊고, 시간가는 줄도 모른 채 자전거에 대해 궁금한 것을 다 물어보았다.

아마도 그 당시 내게 뭔가 운동이란 게 간절하게 필요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래서 그날 당장 자전거에 입문하겠다고 결정하였고,

그 후배 내외는 우리와 함께 취미를 같이 할 수 있다며 기뻐하면서

그 다음 주 주말에 우리 내외를 데리고

자기들이 잘 알고 있는 서울의 한 자전거판매점으로 데리고 갔었다.


그래서 그날 바로 그들의 도움으로 두 대의 새로운 식구가 생기게 되었던 것이다.


송파구에 있는 한 자전거 가게.


아주 오래 전, 중학교 다닐 때 자전거 통학을 많이 했었고,

10여 년 전에는 인터넷으로 산 접이식 무거운 자전거도 잠시 탔었는데,

그날 자전거 가게에 들러 처음으로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니,

자전가가 참 많이 발전했고, 다양하고, 탐나는 게 많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지인이 추천한

대만 브랜드인 자이언트.

자전거에 대해 문외한인 나는 거저 고맙게 여기며 따르는 수밖에 없다.

가격이 무려 260만 원이라고 한다.

웬만한 중고차 가격이다.ㅋㅋ


자전거를 타는 사람 몸에 맞춰주는 피팅 작업 기계.

저기에 올라앉아 핸들, 패달, 안장 등의 높낮이나 거리 등을 맞춰준다.

지인은 핸들을 최대한 짧게 해달라고 하면서 두 번이나 잘라내게 했다.

핸들이 짧을수록 좋다고 하면서.


미인의 섬섬옥수처럼 가늘디가는 날렵한 바퀴가 있는가 하면 장정의 투박한 손등 같은 오토바이 바퀴를 연상시킬 정도의 두터운 바퀴도 보인다. 

피팅이 끝난 자전거와 속도거리계, 자물쇠, 헬맷, 장갑 등을 추가로 구입하여 지인의 차에 설치된 자전거거치대에

두 대를 싣고 집으로 돌아간다.


문제는 이 비싼 자전거를 어디에 보관할까 이다.

우선은 유경재의 거실로 정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들 어디에 보관하는지 궁금하다.

빨리 바깥에 자그마한 창고를 지어 그 안에 넣든지 해야 하겠다.

이제 시작이다.

두 바퀴에 의지하며 부지런히 새로운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일,

그래서 산천을 유람하면서 자연과 계절을 만끽하는 가운데 저절로 건강도 챙겨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입문하는 초보자인 만큼 안전제일이란 원칙은 견지하기로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