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다.
학과의 남복학생들 모임이 있었다.
20여 명의 멋진 청춘들이 학교 앞 찌짐집에서 막걸리와 소주잔을 기울이며
우정과 낭만을 구가했었다.
이 집은 예전에 두어 차례 학생들과 야외수업이란 이름으로 찾았던 집이었었는데,
당시 여사장님이 조용한 걸 좋아해서였는지
우리들 청춘의 시끌벅적함을 싫어했기에 그 이후론 발걸음을 끊었었던 집이다.
몇 년만에 다시 찾으니,
실내 분위기가 조금 바뀌어 있었고, 더욱이 사장이 털털하고 인심좋은 남자사장님을 바뀌어 있었다.
위치는 한국교통대로 들어가는 도로 초입 오른쪽 첫 빌당 2층.
이름이 특이하다. 각종 전도 좋아하고, 술도 좋아하고.
편의점 바로 윗층이다.
도토리묵. 짜지만 맛은 좋다.
다들 배가 고픈 모양이다.
미처 사진을 찍을 새도 없이 벌써 먹기 시작한다.
이후 각종 전들의 칵테일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듬전도 나왔고, 비쥬얼이 좋은 계란말이도 나왔는데,
나 역시 술에 취하고, 정에 취하다 보니 사진 찍는 것도 뒷전이다.
전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에겐 국물이 필요하다. 그래서~돼지고기김치찌개.
역전의 명수들인 병역필의 복학생들.
다들 멋지다. 하나같이 미남들이다.
4학년.
바쁜 와중에서도 이렇게 후배들을 위해 자리해주어 내가 고맙다.
자,자~다들 이리 한 번 보세요!
어! 저기 연세 지긋하신 분은 누구시지?
메뉴판을 보자.
먹지 않아도 군침이 도는 메뉴들이다.
그런데 내 생각엔 대학가 식당 치고는 좀 비싼 편이 아닐까.
사장님~배고프고 낭만이 고픈 청춘들을 위해 조금 다운시켜 주면 안될까요???
아니면 서비스라도 좀 푸짐하게 주시든지요 ㅎㅎㅎ
주방 옆으로는 이렇게 약 20명 가량 수용할 수 있는 독립 공간도 있다.
언제 저기서 교실 밖 수업 한 번 해야 할텐데...
많이 모였다. 20명도 넘는다.
찌짐집에서 과일 디저트까지 먹게 되다니, 뜻밖이다.
한국교통대 앞, 대학로 좌우의 상가들, 이른바 대학가.
그런데 다른 큰 대학의 대학가에 비해 맛있는, 분위기 있는 집들을 찾기가 힘들다.
그런 와중에 발견한 이 정도의 집, 괜찮다.
대학로의 상가들이 모여서 공동체로서의 발전방향에 대해 깊은 논의도 하여,
시내에서 일반인들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의 명소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이를 위해서 시에서는 도시의 발전이란 측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