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이다.
중국은 아동절(儿童节얼통제)이라고 하여 국제어린이날인 6월1일로 정해져 있다.
요며칠 1년 중 최고의 날씨를 보이고 있다.
유경재는 일주일 새 또 어떻게 변해 있을까?
지난 주에 뿌린 상추씨는 싹을 틔웠을까?
어쩌다 보니 요즘은 곧잘 혼자 유경재를 찾게 된다.
조금은 쓸쓸하지만 그러나 조만간 상하이에서의 1년 간의 혼자살기의 연습이란 생각을 하니
잠시 느꼈던 쓸쓸함도 한갓 사치로 여겨진다.
현관 앞 화단 돌턱에는 영산홍이 막 피어나고 있다.
마당가에도 풀색이 더욱 짙어져 있다.
일주일 새 어찌 이럴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일주일 새 이렇게 수목들이 달라질 수 있을까.
지난 주까지만 해도 나무에 매어놓은 하얀 새집이 너무 눈에 잘띄어 걱정이었는데, 오늘 보니
눈여겨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잎들이 우거져가고 있다.
몇 년 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부추는 올해는
어째 기력이 쇠잔해 보인다.
겨울 막바지에 불에 태웠던 잔디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영 소생의 기미가 없더니만 역시나
이렇게 파랗게 녹색카펫을 깔아놓고 있다.
아~저 앙증맞은 어린 생명들이여, 새싹들이여! 지난 주에
뿌렸던 상추가 걱정과는 달리 연약하나마 생명의 기운을 뽐내고 있다.
떨어진 하얀 꽃잎 사이로 요렇게 말이다.
모종들도 역시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다.
유경재의 텃밭을 보면 그 어떤 속되거나 잡된 생각도 들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오직 저 연약한 모종들이 우로의 영양을 받고, 가뭄과 궂은 날씨를 딛고 튼튼하게 생명의 뿌리를 내려주기를 바라는 마음뿐.
연못가의 영산홍들도 지난 주보다는 좀더 붉은 색이 많아져 있고.
5월의 연못 풍경.
돌나물도 제자리에서 어김없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제법 자랐다.
다음 주 쯤에는 조금 뜯어다 물김치를 해 먹어도 좋을 정도.
여기에도.
한 번도 따먹지 않았던 취나물들도 자랐다 죽고? 또 자랐다 죽고를 반복한다.
중앙에 보이는 취나물 주변에 작년의 흔적인 취나물 마른 가지 몇 가지가 보인다.
마당 가장자리에 자라고 있는 엄나무는 지난 주까지만 해도 나뭇가지 끝에 새순이 탐스럽게 돋아나고 있었는데, 그 누군가가
세 송이 몽땅 따가버렸다.ㅠㅠ
2주 연속 점심은 야생나물 짬뽕라면이다.
잠시 마당 주변을 돌면서 따온 봄나물들.
좌로부터 엄나무 곁가지 새순, 민들레와 치커리, 머위, 망초, 취나물, 부추, 쑥.
라면 하나에 나물 가득, 봄나물 짬뽕라면 완성.
먹음직스럽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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